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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별 한달살기

현지 마켓만 이용하며 한 달 살기-조지아

by allthatnews0 2025. 7. 2.

여행을 떠날 때마다 우리는 자주 '현지인처럼 살아보기'를 꿈꾼다. 하지만 그 꿈을 실현하는 일은 쉽지 않다. 고유의 식문화, 일상적 소비 패턴, 그리고 지역 특유의 삶의 방식에 적응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조지아에서 현지 마켓만 이용하며 한 달을 살아보기로 결심했다. 대형 슈퍼마켓이나 온라인 쇼핑몰을 배제하고, 오로지 지역 시장에서만 구매한 재료로 일상을 꾸려보겠다는 계획이었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현지인들이 일상적으로 무엇을 먹고, 어떤 재료를 사용하는지 더 깊이 경험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현지마켓 이용하며 한달살기-조지아

조지아의 현지 마켓은 그 자체로 문화의 보고이다. 작은 재래시장부터 큰 시장까지, 각기 다른 지역 특색을 반영한 다양한 품목들이 늘어서 있었다. 과일, 채소, 고기, 치즈, 향신료까지 이곳은 단순한 쇼핑의 공간을 넘어, 사람들의 삶과 깊은 연관을 맺고 있는 곳이었다. 나는 이런 마켓에서 사람들과 소통하며, 그들의 방식대로 장을 보고 요리하는 일에 몰두했다. 현지 마켓만 이용하는 방식은 내게 단순히 ‘다른 방식의 쇼핑’이 아니라 문화의 차이를 체험하는 중요한 과정이었다.

 

한 달 살기 동안 조지아의 마켓에서 만난 신선한 재료와 전통적인 맛

조지아는 다양한 식문화를 자랑하는 나라로, 그 맛의 깊이를 이해하려면 현지 시장을 가는 것이 가장 좋다. 조지아의 마켓은 대체로 신선하고 질 좋은 재료들이 가격에 비해 매우 저렴하게 제공된다. 육류와 채소, 과일은 마켓에서 바로 재배된 것을 판매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이곳의 고기는 신선하고 그 맛이 매우 강렬했다. 내가 구매한 고기들은 식탁에 올라오기까지 최소한의 가공만 거친, 가장 자연적인 상태의 재료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마켓에서 구입한 대표적인 재료는 “시그루”라고 불리는 전통적인 조지아식 치즈“하르차”라는 전통 고기 소시지였다. 시그루는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며, 하르차는 약간 매콤하면서도 향신료가 잘 배어 있어 나만의 특별한 요리 재료가 되었다. 현지 마켓에서 만난 재료들은 외부에서 구매할 수 있는 재료들보다 훨씬 진하고 신선했다. 그 풍미를 직접 경험하며, 나는 다시 한번 ‘현지인처럼 살아본다’는 느낌을 제대로 얻었다. 매일 아침마다 새로운 채소와 향신료를 구입하고, 그 재료들로 전통적인 조지아 음식을 만들어 먹었다. 이 경험은 마치 내가 그 지역의 일원이 된 듯한 특별한 감각을 선사해주었다.

 

현지인들과의 교류: 시장에서의 인연

현지 마켓에서 쇼핑을 하며 겪은 또 하나의 큰 변화는 사람들과의 소통이었다. 대형 슈퍼마켓에서는 상품을 쉽게 고르고 계산대에서 끝나는 거래지만, 현지 시장은 그렇지 않았다. 시장에서 만난 상인들은 나를 친근하게 대해주었고, 나의 구매 방식과 질문에 항상 따뜻하게 반응해주었다. 그들은 단순히 물건을 팔기 위한 상인이 아니라, 상호작용을 통해 내가 진정으로 이 지역에 뿌리를 내리게 돕는 사람들이었다. 시장에서 물건을 고를 때마다 상인과의 작은 대화가 더해지며, 나는 이곳이 단순한 상업의 장이 아니라 사람들의 삶이 녹아 있는 공간이라는 것을 느꼈다.

마켓에서 만난 사람들은 종종 나에게 '어디에서 왔냐'고 물었고, 그 대화 속에서 나는 현지인들만의 특유의 따뜻한 환대와 열린 마음을 경험했다. 나는 현지 음식의 조리법을 배우기도 하고, 마켓에서 손수 만든 전통적인 음식을 선물 받기도 했다. 이런 경험은 단순히 마켓에서 장을 보는 것을 넘어서, 지역 문화와 사람들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에 대한 깊은 통찰을 주었다. 그리고 점차, 내가 그곳에서 생활하는 방식은 단순히 소비자가 아닌, 지역 사회의 일부로 자리 잡고 있음을 느꼈다.

 

현지 마켓을 통한 진정한 한 달 살기 ‘로컬 라이프’ 체험

한 달 동안 조지아 현지 마켓만 이용하며 생활하기는 단순히 ‘새로운 소비 방식’을 체험하는 것을 넘어서, ‘로컬 라이프’를 경험하는 중요한 과정이었다. 대형 슈퍼마켓을 통해서는 결코 경험할 수 없었던 지역 주민들의 생활 방식, 시장에서의 인간적인 교류, 그리고 그곳의 신선한 재료들로 만들어낸 음식을 통해 나는 완전히 다른 문화를 몸소 체험할 수 있었다. 이 경험은 단지 ‘맛’을 넘어, **‘조지아 사람들의 삶’**을 직접 살아본 듯한 느낌을 주었다.

이 한 달 동안, 나는 조지아의 다양한 전통 음식들을 시도하고, 지역 주민들이 일상적으로 소비하는 재료와 요리를 이해할 수 있었다. 그들의 식사는 단순히 배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 **‘문화적 연대감’**을 형성하는 중요한 순간이었다. 현지 마켓에서만 살 수 있는 신선한 재료들은, 내가 요리하는 방식에 큰 영향을 미쳤고, 그 음식들은 모두 내가 이 지역에 진정으로 속해 있다는 느낌을 주었다. 결국, 이 경험은 여행이 아닌 ‘삶’으로 남았다. 마켓에서의 장보기는 나에게 더 이상 단순한 일상이 아니라, 현지인의 일상과 깊게 연결된 특별한 경험이 되었다.

 

마켓에서 배운 것은 물건보다 삶의 태도였다

현지 마켓에서 생활하며 가장 크게 배운 점은 ‘사는 방식’보다 ‘사는 태도’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조지아의 시장에서는 모든 것이 느리고, 그 느림 안에는 일정한 질서가 숨어 있었다. 누가 먼저 왔는지 묻지 않아도 순서를 지켰고, 계산대 앞에 줄이 길어도 누구 하나 불평하지 않았다. 물건을 고를 때도 조급함은 없었다. 천천히 고르고, 가격을 묻고, 그날의 날씨 이야기를 나눈 뒤 물건을 건네받는 과정에서 나는 ‘시간을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함께 누리는’ 방식에 익숙해졌다.
이곳 사람들은 시장에서 하루의 리듬을 만들고 있었다. 어떤 날은 감자를 사러 왔다가 30분 동안 잡담만 나누고 돌아가는 어르신도 있었고, 아침마다 같은 시간에 같은 자리를 지키는 노부부의 모습을 매일 보는 것도 내 일상의 일부가 되었다. 내가 그들과 비슷한 일상을 반복하면서부터, 나 역시 그들 삶의 배경 속 일부가 되었다. 처음에는 이질적이었던 이 시장의 풍경이, 시간이 지날수록 낯익고 편안해졌다.
특히 인상 깊었던 장면은, 시장 한가운데에서 뜨거운 차를 마시며 웃고 있는 상인들의 모습이었다. 그들은 하루 벌이를 하면서도 바쁜 기색이 없었고, 작은 대화에도 진심을 담았다. 나는 그들에게서 일의 무게보다 삶의 온도를 먼저 생각하는 태도를 배웠다. 그 태도는 내가 돌아온 이후에도 이어지고 있다. 이제는 마트에서 장을 볼 때도, 조금 더 천천히 걸으며, 내가 무엇을 고르고 있는지를 스스로에게 묻는 습관이 생겼다. 조지아의 마켓은 나에게 단순한 장보기 공간이 아니라, 삶의 속도와 관계의 의미를 다시 배우게 해준 생활의 교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