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건별 한달살기

1인 가구가 '결혼 대신' 선택하는 공동체 한 달 살기

by allthatnews0 2025. 7. 5.

사람은 점점 더 혼자 살아가고 있다. 2025년 현재 대한민국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 비율은 35%를 넘어서며,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는 절반에 가까운 수치에 도달하고 있다. 이제 혼자 산다는 것은 특수한 생활 방식이 아니라, 가장 보편적인 형태의 삶이 되었다. 그러나 1인 가구가 많아질수록 오히려 ‘관계’에 대한 갈증은 더 깊어진다. 이전에는 결혼을 통해 해결하던 정서적, 생활적 안정감을 이제는 다른 방식으로 찾고자 하는 흐름이 시작되고 있다. 그 해답 중 하나가 바로 ‘공동체 기반 한달살기’다.

 

결혼 대신 선택하는 공동체 한 달 살기

이 방식은 혼자 살지만 혼자가 아닌, 결혼하지 않아도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실험적인 거주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요즘은 ‘집단생활에 대한 거부감’보다 ‘고립에 대한 두려움’이 더 크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1인 가구와 공동체의 결합은 현실적인 대안이 되고 있다. 이 글에서는 혼자이지만 외롭지 않은 삶을 위한 1인 가구 전용 공동체 한 달 살기의 개념, 방식, 사례, 그리고 실제 체험 후 느낄 수 있는 변화에 대해 자세히 다뤄보려 한다.

 

결혼 하지 않아도 누군가와 함께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

많은 사람들은 결혼을 관계의 기본 구조로 여겨왔다. 그러나 현대 사회에서는 결혼이 더 이상 필수적인 제도나 행복의 전제 조건이 아니라는 인식이 널리 퍼지고 있다. 문제는, 결혼을 선택하지 않은 이들이 겪게 되는 고립이다. 혼자 사는 것은 선택이지만, 관계가 전혀 없는 것은 누구에게나 위협적이다. 특히 팬데믹 이후 사람들은 관계의 부재가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체감하게 되었고, 그 이후 공동체 기반 거주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졌다.

이런 맥락에서 공동체 한달살기는 ‘부담 없는 관계 맺기’의 훈련장이 된다. 전통적인 결혼이나 가족 구조 대신, 생활을 나누는 느슨한 공동체에서 사람은 부담 없이 다른 사람과 함께 살아보는 방식을 익힌다. 한 참가자는 “혼자 살던 10년 동안 집에 불이 켜져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놓였던 적이 없었는데, 공동체 살이에서는 창문 너머 불빛만으로도 안심이 되었다”고 말한다. 이처럼 공동체는 단순히 공간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정서적 안전망을 제공하는 구조다. 그리고 이 구조는 혼자 사는 사람들에게 결혼보다 더 적절한 삶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코하우징, 셰어하우스, 느슨한 공동체… 새로운 형태의 거주 실험

공동체 한 달살기는 전통적인 하숙이나 자취와는 전혀 다르다. 이 방식은 각자의 공간은 보장하면서도, 공용 공간에서 일어나는 ‘가벼운 상호작용’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대표적인 구조로는 코하우징(co-housing), 셰어하우스(shared house), 생활 공유 커뮤니티, 소셜 레지던시 등이 있다. 이들은 모두 ‘각자의 독립’을 유지하면서 ‘공유의 이익’을 추구하는 형태다. 핵심은 ‘강제적 친밀함’이 아닌, ‘선택적 연결감’에 있다.

예를 들어 경남 남해군에 위치한 한 코하우징 마을은 개인의 방과 욕실은 모두 독립 구조로 되어 있지만, 주방, 거실, 작업공간은 공유된다. 입주자들은 매주 1회 공동 식사를 하고, 청소나 식사 당번을 정하는 최소한의 커뮤니티 룰만 가지고 살아간다. 서울에서는 셰어하우스를 중심으로 한달살기를 운영하는 기업도 많아졌고, 이들은 같은 연령대, 관심사, 직업군을 기준으로 거주자를 모집해 갈등 없는 공존을 지향한다. 이처럼 공동체 한달살기는 사교가 부담스러운 사람에게도 자연스럽게 사람과 연결되는 방법을 제안하며, 결혼 대신 선택 가능한 새로운 사회적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관계를 배우는 한 달, 혼자보다 함께가 편안한 경험

1인 가구는 독립적이고 자유롭지만, 관계를 맺는 방식에는 익숙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오래 혼자 살다 보면 타인과 공간을 공유하는 데 대한 불편함이나 경계심이 생기기도 한다. 그래서 공동체 한달살기는 사람에게 ‘관계의 연습’을 하게 만든다. 반드시 친해져야 하는 관계가 아니라, 자연스럽게 마주치고 가볍게 대화하는 정도의 느슨한 연결은 오히려 진짜 친밀감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갖고 있다.

예를 들어 경기도 양평의 한 셰어형 한달살기 마을에서는 참가자들이 매일 저녁 각자 다른 사람이 준비한 음식을 함께 나눠 먹는다. 이는 강제된 이벤트가 아니라,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선택형 프로그램이다. 처음에는 조용히 식사만 하던 사람들이, 2주쯤 지나면 조리법을 공유하고, 서로의 일에 관심을 갖게 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사람은 관계를 다시 배운다. 혼자 있으면 편하지만, 함께 있을 때 생기는 안정감과 유대감이 더 크다는 것을 몸으로 느끼게 된다. 그리고 이 경험은 ‘언젠가는 결혼해야지’라는 막연한 불안을 지우고, ‘나는 이렇게도 잘 살아갈 수 있다’는 확신을 만들어준다.

 

결혼하지 않아도 괜찮은 삶, 새로운 사회적 모델이 되다

공동체 한 달살기는 단순한 거주 실험이 아니라, 앞으로의 사회 구조 변화에 대한 미리 보기다. 결혼하지 않는 사람이 늘고, 아이 없이 살아가는 라이프스타일이 보편화되면서, 사람들은 ‘가족 밖의 관계’로부터 안정감을 찾는 방법을 더 적극적으로 모색하게 되었다. 공동체 한달살기는 그 해답 중 하나이며, 개인에게는 실질적인 삶의 대안을, 사회적으로는 새로운 구조적 모델을 제시한다.

한 참가자는 “이 한 달이 끝나도 나는 공동체적 삶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결혼은 하지 않겠지만, 사람들과 연결된 삶은 계속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생겼다”고 말한다. 혼자 살되, 외롭지 않은 삶. 함께하지만, 얽매이지 않는 관계. 이것이 공동체 기반 한달살기가 제공하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이다. 그리고 이 방식은 앞으로 더 많은 1인 가구에게 선택의 여지가 되어줄 것이다. 누군가는 이 한 달을 통해 결혼보다 더 나은 삶의 구조를 발견하게 되고, 누군가는 그 안에서 ‘자기답게 살아갈 수 있는 용기’를 얻게 된다.